2024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세 번째 대회 두산건설 위브(We’ve) 챔피언십이 4일부터 나흘 간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펼쳐진다.
국내에서 열리는 첫 대회인 만큼 ‘디펜딩 챔피언’이자 시즌 2승에 도전하는 이예원을 비롯해 3월 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우승자 김재희, 개막전과 태국에서 이어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각각 준우승과 공동 4위를 차지했던 방신실, 그리고 파리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영구시드권자 신지애 등 출전 엔트리가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하지만 2021년과 2022년 각각 6승씩을 거두며 ‘대세’로 군림했던 박민지의 이름은 없다. 박민지는 이번 대회는 물론이고, 11일 인천에서 시작되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도 나서지 않는다.
대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4년 첫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520만 달러·70억5000만 원)을 정조준한다. 이 대회는 18일부터 텍사스주 우드랜즈의 더 클럽 앳 칼튼 우즈에서 열린다.
박민지는 2일 “국내 개막전에서 팬들 앞에 서지 못해 많이 아쉽지만, 처음 나가는 셰브론 챔피언십에는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운동도 많이 한 상태에서 도전해 보고 싶었다”며 “낯선 코스에 적응도 필요하다. 일찌감치 12일 쯤 미국으로 건너가 최상의 컨디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시즌 중 US여자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했던 그는 “올해는 현재로선 US여자오픈에는 참가하고 에비앙 챔피언십에는 나가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체력 훈련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지난 겨울 3년 만에 해외 대신 국내에서 땀을 흘렸던 박민지는 3월 싱가포르와 태국에서 열린 두 대회에서 각각 공동 12위와 공동 4위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시즌 출발을 알렸다. “겨울을 국내에서 보낸 것이 헛된 시간이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난 두 대회를 돌아본 그는 “무엇보다 두 대회를 뛰면서 엄청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건강했을 때 난 오직 비장하게, 끊임없이 나를 다그치면서 골프를 쳤다. 그런데 지난해 종반에 신경통으로 시즌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인지 이번에는 경쟁을 즐기면서 너무 재미있게 대회를 치렀다”며 “비록 싱가포르에선 4라운드 한때 선두까지 갔다가 우승컵을 놓쳤지만 언제 이런 느낌을 가졌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골프가 재미있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통산 18승을 기록 중인 박민지는 고 구옥희와 신지애의 KLPGA 통산 최다승(20승) 기록을 넘어선 뒤 더 큰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 지난달에는 “아직 공개할 수 없는 목표가 하나 있다. 투어 통산 20승을 채우는 날 밝히겠다”고 하기도 했다. 이번 셰브론 챔피언십 출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골프가 요즘 너무 재미있게 느껴진다”며 밝게 웃던 박민지는 “즐겁게 셰브론 챔피언십을 마치고 국내 팬들 앞에 다시 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박민지는 미국에 다녀온 뒤 이달 25일 시작되는 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