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달려온 6개월이었다. ‘도드람 2023~2024 V리그’는 남자부 대한항공, 여자부 현대건설의 통합우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막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진행될 V리그 시상식이 남아있다.
최대 관심사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의 주인공이다. 우선 여자부는 베테랑 미들블로커(센터) 양효진(35·현대건설)과 최고 에이스 김연경(36·흥국생명)의 경쟁구도다.
블로킹·오픈공격·속공 부문 2위를 기록한 양효진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후배들의 귀감을 샀고, 온화한 리더십으로 팀을 잡음 없이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막판 잠시 주춤했으나 자력으로 1위를 확정한 뒤 챔피언 결정전에선 흥국생명에 3연승을 거두고 통산 2번째 통합우승이자, 3번째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양효진은 내친김에 개인적 영광도 기대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1~2022시즌 여자부 MVP를 수상한 이후 2년만의 타이틀 탈환을 노린다. 여기에 2014~2015시즌부터 이어온 베스트7 미들블로커 부문 10년 연속 수상은 유력한 분위기다.
양효진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는 ‘절친’ 김연경이다. 명암은 엇갈렸어도, 흥국생명이 정관장과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기 전 김연경과 양효진은 전화통화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선전을 약속했을 만큼 친분이 두텁다.
그러나 모두가 웃을 수는 없다. 김연경은 준우승에 그쳤다. 그래도 MVP 수상 자격은 충분하다. 외국인 공격수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흥국생명의 전진을 이끌었다. 공격 2위, 수비 8위, 오픈공격·리시브 5위의 기록을 남긴 김연경이 MVP를 수상하면 2년 연속이다. 특히 흥국생명과 계약기간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만료돼 시상식 현장에서 어떤 형태로든 거취 표명도 이뤄질 전망이다.
남자부 MVP는 사상 첫 통합 4연패를 이룬 대한항공의 토종 에이스 임동혁(25)과 기대치를 크게 웃돈 성과를 낸 OK금융그룹 외국인 주포 레오(34·쿠바)의 경쟁 구도다. 28일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앞둔 임동혁은 시즌 초부터 계속된 핵심 자원들의 부상 이탈로 골머리를 앓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핀란드)에게 최고의 옵션이었다. 공격 1위, 시간차·퀵오픈 2위 등의 성과로 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오픈공격 1위, 공격·득점·서브·후위공격 2위를 기록한 레오는 2012~2013, 2013~2014, 2014~2015시즌 MVP 수상 이후 9년만의 개인 4번째 타이틀 획득을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