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리그 평정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에릭 페디(31·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마쳤다.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제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준비한다.
페디는 25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리버 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페디는 시범경기 4경기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날 네 번째 시범경기 마운드에 오른 페디는 처음으로 5이닝을 소화했다. 마무리를 완벽하게 한 셈이다.
지난 4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2이닝 1실점으로 스타트를 끊은 페디는 9일 클리블랜드전에서 3이닝 1실점, 14일 밀워키전에서 4이닝 3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페디는 1회말 선두타자 찰리 블랙몬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하지만 크리스 브라이언트를 88.3마일(약 142km)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한 뒤 블랙몬의 3루 도루까지 막아내면서 순식간에 2아웃을 만들었다. 그리고 라이언 맥마혼을 투수 땅볼로 직접 처리하면서 실점없이 1회를 마무리 지었다.
2회에는 브랜든 로저스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한 페디는 엘리아스 디아즈와는 무려 10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90.7마일(약 146km) 커터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션 부차드에게 94.2마일(약 151km) 싱커로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3회도 좋았다. 마이클 토글리아 3루수 뜬공, 브렌튼 도일 3루수 땅볼, 그렉 존스를 3구 삼진을 솎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4회 실점을 허용했다. 타순이 한 바퀴 돌자 맞아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페디는 선두타자 블랙몬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맞은 뒤 브라이언트도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다음 맥마혼과 9구 승부 끝에 투수 땅볼로 유도해 1사 2,3루가 됐고, 로저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으나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이후 디아즈를 중견수 직선타로 막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실점은 여기까지였다. 페디는 5회 다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이날 등판을 모두 마무리 지었다.
지난해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을 기록해 투수 3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을 차지한 페디는 최우수 선수(MVP)를 수상했다.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품에 안았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미국 무대 재도전에 나섰고, 성공했다.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약 198억원)에 계약을 맺은 것이다.
당초 페디는 화이트삭스의 1선발이 아니었다. 하지만 시범경기를 치르는 동안 대반전이 일어났다. 2022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올랐던 딜런 시즈가 서울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 되면서 페디의 입지에도 변화가 생겼다. 개막전 선발로도 고려된 것이다.
하지만 페디는 시범경기 첫 3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5.00(9이닝 5자책점)으로 부진했다. 결국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페디는 개막전 선발 자리를 개럿 크로셰에게 넘겨주게 됐다.
그래도 시범경기를 잘 마무리하면서 기대감을 심어줬다. 페디는 다음달 1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치른다. 역수출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