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 선수들이 2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PO 2차전에서 승리해 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후 환호하고 있다.프로배구 OK금융그룹이 주포 레오를 앞세운 ‘몰빵 배구’에서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활약하는 ‘원팀 배구’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남자부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2차전에선 코트 위에 선 선수들이 모두 각성하며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했다.
OK금융그룹은 2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남자부 PO 2차전 홈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3대 0(25-15, 25-15, 25-19) 완승을 거두고 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 진출했다. 팀 범실을 6개로 묶었고, 바야르사이한(13점), 레오(12점), 진상헌, 신호진(이상 9점), 송희채(8점) 등이 고루 활약했다.
상대 팀으로선 완전 허를 찔린 셈이다. 올 시즌 OK금융그룹은 레오의 활약에 따라 성적이 갈릴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다. PO에서도 레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날 레오의 공격점유율은 30.43%에 불과했다. 정규리그 36경기 평균 공격점유율은 43.52%로, 올 시즌 레오에게 공격 기회를 몰아주는 게 OK금융그룹의 필승 공식으로 통했다.
올해 V리그에 데뷔한 오기노 감독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외국인 선수에 기대 득점을 올리는 한국식 ‘몰빵 배구’를 따라가지 않겠다고 판단했다. 시즌 전반기까지는 레오의 공격점유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3라운드 전패 후 방향을 고쳐잡았다. 레오의 수비 부담을 줄이고 공격점유율을 늘리자마자 4라운드 전승을 거뒀다. 당시 오기노 감독은 “한국 프로배구는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고 많은 경기를 치르기에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레오의 공격점유율에 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트에서 레오의 존재감이 막강한 만큼, 단기전에 들어서면 레오의 공격점유율을 최대한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오기노 감독 역시 봄 배구에선 레오의 점유율이 자연히 올라갈 것이라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보다 다른 선수들의 성장이 빨랐다. ‘왼손잡이 아포짓’ 신호진이 1차전에서 24점(공격성공률 70%)을 몰아쳤고, 송희채도 날카로운 속공으로 레오를 향한 집중 견제를 분산했다. 공격 루트가 다양해지면서 세터 곽명우의 선택지도 훨씬 넓어졌다. 레오라는 무기에 조직력까지 더한 OK금융그룹은 29일 8년 만의 챔프전 무대에서 봄 배구 4전승에 도전한다.
몰빵 배구 → 원팀 배구로… 확 달라진 OK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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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0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