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트윈스 감독(56)은 올 시즌 개막 이후 줄곧 ‘버티기’를 강조했다. 통합 우승을 일궈냈던 지난 시즌보다 불펜의 뎁스가 약화됐고, 선발투수들은 기복을 드러냈다. 야수진에서도 핵심 자원들이 부상과 부진을 겪었다. 그렇게 정규시즌 절반의 레이스를 보냈다.
염 감독은 “사실 아쉽게 내준 경기들이 적지 않았지만 그래도 잘 버텨낸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에 시작되는 후반기가 제대로 된 승부처라고 보고 있다. LG는 KIA 타이거즈와 홈 3연전으로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염 감독은 LG가 최대한 버티면서 상위권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수훈선수로 좌완 선발투수 손주영(26)과 클로저 유영찬(27)을 꼽았다. 손주영은 올 시즌 선발로테이션에서 제5선발 역할을 맡아 16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ERA) 3.83의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유영찬은 올 시즌 처음으로 마무리투수라는 중책을 맡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3일까지 36경기에서 5승3패, 17세이브. 1홀드, ERA 1.89를 기록했다.
염 감독은 “임찬규(32)와 최원태(27)가 동시에 부상으로 빠졌던 6월초와 중순에 힘든 시기를 보냈다. 손주영이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소화해준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투구 내용과 결과를 떠나 건강하게 잘 던져준 것만으로도 팀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어 유영찬에 대해선 “마무리투수지만 멀티이닝을 책임진 경기들이 적지 않았다. 그 경기를 우리가 잡으면서 승수를 쌓은 게 상위권에 있는 비결 중 하나다. 불펜이 계산대로 돌아가지 않았는데 유영찬의 존재가 컸다”고 얘기했다.
LG는 후반기에 돌아올 전력들이 있다. 최원태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마운드로 복귀한다. 불펜의 핵심자원 함덕주(29)는 최근 훈련을 시작하며 복귀준비에 들어갔고, 박명근(20)도 후반기에는 정상 가동이 가능할 듯하다. 햄스트링 부상을 겪고 있는 오지환(34)은 다소 시간이 필요하지만 LG는 서서히 정상 전력에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염 감독은 “후반기에 제대로 순위싸움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