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파리올림픽을 앞둔 태극전사들 중 와신상담의 자세로 준비한 선수들이 눈에 띈다. 대부분 2020도쿄올림픽에서 자신의 첫 올림픽 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선수들이다.
지난 3년을 절치부심한 대표적 선수는 탁구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와 배드민턴 이소희(30·인천국제공항)다. 도쿄올림픽에서 전지희는 여자단식, 여자단체전, 혼합복식 모두 8강에서 고개를 숙였고, 이소희도 여자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2011년 중국에서 귀화한 이후 매일 올림픽 입상만 바라봤다. 올림픽 메달 없인 내가 귀화한 보람이 없다”고 말한 전지희와 “그동안 하루하루 힘들게 버텼다. 파리에서 메달을 넘어 금메달을 따겠다”고 밝힌 이소희의 출사표에는 처절함이 담겨있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 장비관리 미흡으로 허무하게 탈락한 사격 송종호(34·IBK기업은행)도 이번 대회를 벼르고 있다. 도쿄올림픽 당시 남자 25m 속사권총 본선 첫날 경기 후 탄속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실격됐다. 현지 기온이 높아 총기가 변형된 탓이었다. 스스로도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아직 개인전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양궁 김우진(32·청주시청) 역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파리행을 준비하고 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도쿄올림픽에서 남자단체전 2연패에 힘을 보탰지만, 개인전에선 각각 32강과 8강에 그쳤다.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월드컵,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 10개와 은메달 1개를 보유한 그는 이번에야말로 올림픽 개인전 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의지다.
기초종목 육상과 수영에서도 메달을 겨냥한다. 우상혁(28·용인시청)과 황선우(21·강원도청) 모두 새 역사를 쓰겠다고 약속했다. 도쿄올림픽 당시 남자 높이뛰기 4위에 올랐던 우상혁과 남자 자유형 100m와 200m 결선에 올랐던 황선우 모두 이번에는 각 종목의 강력한 메달 후보다.
우상혁은 과거 마라톤 외엔 전무했던 육상 올림픽 메달을 남자 높이뛰기에서 가져오겠다고 다짐한다. 황선우 역시 박태환만 도달했던 올림픽 시상대에 서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