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예우?"완패한비너스,그리고'비너스와일드카드회의론'[마이애미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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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 11:52
"말이 안 된다. 더 이상 그녀(비너스)에게 와일드카드를 줘서는 안 된다. 그녀보다 재능있는 젊은 선수들이 훨씬 많다."
"비너스가 와일드카드를 받는 것은, 본선 자리를 하나 버리는 것 밖에 안 된다."
43세, 현역 최고령 테니스 선수인 비너스 윌리엄스(미국)가 2024 마이애미오픈(WTA 1000) 본선 1회전에서 탈락했다. 현대 테니스에 필수적인 파워와 스피드를 비너스에게서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지난 시즌부터 계속됐던 '비너스 윌리엄스에게 와일드카드를 그만 줘야 한다'는 비너스 와일드카드 회의론이 다시금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비너스는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 하드록 스타디움 그랜드스탠드에서 열린 마이애미오픈 여자단식 1회전에서 디아나 쉬나이더(러시아, 62위)에 3-6 3-6으로 패했다. 전체 18번의 게임이 진행됐음에도 경기 시간은 1시간 19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랠리가 매우 짧았다. 비너스의 득점은 강한 서브 이후 쉬나이더의 2구 리턴 실수 또는 비너스의 3구 마무리가 대부분이었다. 본인의 활동 반경에서 조금만 멀어지면 자세가 무너지며 부정확한 스트로크가 나오기 일쑤였다. 노련미라고 부를 수 있는 베테랑의 관록은 지극히 제한적인 활동 반경 안에서만 가능했다. 쉬나이더의 샷들이 구석으로 정확히 떨어질 경우 비너스는 좀처럼 따라가지 못했다.
2세트는 더 심했다. 쉬나이더가 세트 초반 평범한 실수들을 연발하며 비너스에게 기회를 주다시피 했다. 그런데 비너스의 정확도는 1세트보다 더욱 떨어졌다. 더블폴트만 6개를 범했다. 1세트와 마찬가지로 코트 사이드를 향하거나 드롭샷에 대한 대응 속도는 현저하게 떨어졌다. 전체적인 경기력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쉬나이더였기에 망정이지 조금 더 일방적으로 경기가 끝났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었다.
WTA에 따르면 이날 경기 위너는 쉬나이더 22개, 비너스 15개였으며, 언포스드에러는 쉬나이더 14개, 비너스는 24개였다. 쉬나이더의 오늘 경기 전체 득점은 65포인트였는데, 그 중 30포인트가 비너스의 더블폴트, 언포스드에러에서 나왔다. 본인의 실수로 내준 포인트만 절반 정도인 비너스였다. 이래서는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비너스의 2024 마이애미오픈 1회전 키 스탯
더블폴트 : 6개
첫 서브 정확도 : 56%
첫 서브 득점율 : 64% (23/36)
세컨 서브 득점율 : 25% (7/28)
위너 : 15개
언포스드에러 : 24개
비너스는 분명한 테니스 레전드다. 1994년 처음으로 프로 대회에 출전한 이래로 30년째 현역 선수로 활약 중이다. 7번의 그랜드슬램, 4개의 올림픽 금메달(단식 1, 복식 3) 등 통산 단식 49회, 복식 22회, 혼복 2회 등 73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의 비너스는 '전관예우' 특혜를 받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코로나19 시즌이었던 2021년부터 비너스는 세계랭킹 100위 밖으로 밀려났다. 2021년 8월, 시카코여자오픈 이후, 랭킹을 통해 본선에 자력으로 출전권을 획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모두 와일드카드를 받고 대회에 출전 중이다. 하지만 경기에서 승리한 적은 지난 2년 6개월간 딱 3회에 그치고 있다. 와일드카드라는 이름값을 전혀 못하고 있다.
2021년 8월 이후 '와일드카드' 비너스의 성적
전체 14개 대회 출전
그랜드슬램 : 0승 3패
WTA 1000 : 1승 6패
WTA 500 : 0승 1패
WTA 250 : 2승 4패
비너스의 현재 랭킹은 457위다. 냉정히 WTA 투어 대회에 도전할 수 있는 랭킹이 아니다. 451위를 기록 중인 백다연(NH농협은행)은 여전히 ITF 월드투어에서 랭킹 포인트 적립에 힘쓰고 있다. 백다연이 WTA 투어 대회에 출전했던 적은 한국에서 열렸던 코리아오픈 3회 뿐이다.
비슷한 랭킹의 비너스는 여전히 와일드카드를 받으며 상위 등급 대회에 출전 중이다. 비너스가 대회에서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어린 선수들과 경쟁했다면 '비너스 와일드카드 회의론'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비너스는 냉정히 경쟁력을 잃은 선수나 다름 없다. 최근 경기들을 보면 스피드가 더 느려졌다. 관록만으로는 더이상 젊은 선수들과 경쟁할 수 없다.
비너스 와일드카드 회의론이 나온 것은 작년 US오픈부터였다. 그리고 올해 인디언웰스를 거치며 이러한 주장은 더 심해졌다. 비너스는 인디언웰스 1회전에서 히비노 나오(일본)에 역전패했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도 비너스는 제한된 움직임을 보여주는데에 그쳤다.
와일드카드 자격은 실력으로 증명하면 된다. 단순한 이름빨, 전관예우가 아닌, 어린 선수들과의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실제로 최근 와일드카드를 받아 가며 상위 등급에 출전하고 있는 그랜드슬래머 출신 워킹맘들-캐롤라인 워즈니아키, 안젤리크 케르버, 엘리나 스비톨리나-은 여전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오사카 나오미는 조금 더 분발해야 한다). 흥행 카드를 위한 전관예우 와일드카드는 젊은 선수들의 기회를 뺏는 것 밖에 안 된다. 비너스 와일드카드 회의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는 능력주의다. 실력을 통해 기회를 얻어야 한다. 만약 비너스가 예선을 거쳐야 한다면 상위 등급 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까? 나는 우리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와일드카드는 떠오르는 유망주나 부상, 출산 등의 사유가 있는 선수에게 주어져야 한다. 비너스는 위대한 선수이지만 수년 전의 성적이 아니라 현재의 성적을 놓고 본다면 높은 등급 대회가 아닌 다른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 미국 스포츠 칼럼리스트, 밥 디폴드(Bob Diepold) (출처 : Sports Illustrated)
[기사제보 tennis@tennis.co.kr]
"비너스가 와일드카드를 받는 것은, 본선 자리를 하나 버리는 것 밖에 안 된다."
43세, 현역 최고령 테니스 선수인 비너스 윌리엄스(미국)가 2024 마이애미오픈(WTA 1000) 본선 1회전에서 탈락했다. 현대 테니스에 필수적인 파워와 스피드를 비너스에게서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지난 시즌부터 계속됐던 '비너스 윌리엄스에게 와일드카드를 그만 줘야 한다'는 비너스 와일드카드 회의론이 다시금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비너스는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 하드록 스타디움 그랜드스탠드에서 열린 마이애미오픈 여자단식 1회전에서 디아나 쉬나이더(러시아, 62위)에 3-6 3-6으로 패했다. 전체 18번의 게임이 진행됐음에도 경기 시간은 1시간 19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랠리가 매우 짧았다. 비너스의 득점은 강한 서브 이후 쉬나이더의 2구 리턴 실수 또는 비너스의 3구 마무리가 대부분이었다. 본인의 활동 반경에서 조금만 멀어지면 자세가 무너지며 부정확한 스트로크가 나오기 일쑤였다. 노련미라고 부를 수 있는 베테랑의 관록은 지극히 제한적인 활동 반경 안에서만 가능했다. 쉬나이더의 샷들이 구석으로 정확히 떨어질 경우 비너스는 좀처럼 따라가지 못했다.
2세트는 더 심했다. 쉬나이더가 세트 초반 평범한 실수들을 연발하며 비너스에게 기회를 주다시피 했다. 그런데 비너스의 정확도는 1세트보다 더욱 떨어졌다. 더블폴트만 6개를 범했다. 1세트와 마찬가지로 코트 사이드를 향하거나 드롭샷에 대한 대응 속도는 현저하게 떨어졌다. 전체적인 경기력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쉬나이더였기에 망정이지 조금 더 일방적으로 경기가 끝났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었다.
WTA에 따르면 이날 경기 위너는 쉬나이더 22개, 비너스 15개였으며, 언포스드에러는 쉬나이더 14개, 비너스는 24개였다. 쉬나이더의 오늘 경기 전체 득점은 65포인트였는데, 그 중 30포인트가 비너스의 더블폴트, 언포스드에러에서 나왔다. 본인의 실수로 내준 포인트만 절반 정도인 비너스였다. 이래서는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비너스의 2024 마이애미오픈 1회전 키 스탯
더블폴트 : 6개
첫 서브 정확도 : 56%
첫 서브 득점율 : 64% (23/36)
세컨 서브 득점율 : 25% (7/28)
위너 : 15개
언포스드에러 : 24개
비너스는 분명한 테니스 레전드다. 1994년 처음으로 프로 대회에 출전한 이래로 30년째 현역 선수로 활약 중이다. 7번의 그랜드슬램, 4개의 올림픽 금메달(단식 1, 복식 3) 등 통산 단식 49회, 복식 22회, 혼복 2회 등 73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의 비너스는 '전관예우' 특혜를 받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코로나19 시즌이었던 2021년부터 비너스는 세계랭킹 100위 밖으로 밀려났다. 2021년 8월, 시카코여자오픈 이후, 랭킹을 통해 본선에 자력으로 출전권을 획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모두 와일드카드를 받고 대회에 출전 중이다. 하지만 경기에서 승리한 적은 지난 2년 6개월간 딱 3회에 그치고 있다. 와일드카드라는 이름값을 전혀 못하고 있다.
2021년 8월 이후 '와일드카드' 비너스의 성적
전체 14개 대회 출전
그랜드슬램 : 0승 3패
WTA 1000 : 1승 6패
WTA 500 : 0승 1패
WTA 250 : 2승 4패
비너스의 현재 랭킹은 457위다. 냉정히 WTA 투어 대회에 도전할 수 있는 랭킹이 아니다. 451위를 기록 중인 백다연(NH농협은행)은 여전히 ITF 월드투어에서 랭킹 포인트 적립에 힘쓰고 있다. 백다연이 WTA 투어 대회에 출전했던 적은 한국에서 열렸던 코리아오픈 3회 뿐이다.
비슷한 랭킹의 비너스는 여전히 와일드카드를 받으며 상위 등급 대회에 출전 중이다. 비너스가 대회에서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어린 선수들과 경쟁했다면 '비너스 와일드카드 회의론'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비너스는 냉정히 경쟁력을 잃은 선수나 다름 없다. 최근 경기들을 보면 스피드가 더 느려졌다. 관록만으로는 더이상 젊은 선수들과 경쟁할 수 없다.
비너스 와일드카드 회의론이 나온 것은 작년 US오픈부터였다. 그리고 올해 인디언웰스를 거치며 이러한 주장은 더 심해졌다. 비너스는 인디언웰스 1회전에서 히비노 나오(일본)에 역전패했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도 비너스는 제한된 움직임을 보여주는데에 그쳤다.
와일드카드 자격은 실력으로 증명하면 된다. 단순한 이름빨, 전관예우가 아닌, 어린 선수들과의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실제로 최근 와일드카드를 받아 가며 상위 등급에 출전하고 있는 그랜드슬래머 출신 워킹맘들-캐롤라인 워즈니아키, 안젤리크 케르버, 엘리나 스비톨리나-은 여전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오사카 나오미는 조금 더 분발해야 한다). 흥행 카드를 위한 전관예우 와일드카드는 젊은 선수들의 기회를 뺏는 것 밖에 안 된다. 비너스 와일드카드 회의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는 능력주의다. 실력을 통해 기회를 얻어야 한다. 만약 비너스가 예선을 거쳐야 한다면 상위 등급 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까? 나는 우리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와일드카드는 떠오르는 유망주나 부상, 출산 등의 사유가 있는 선수에게 주어져야 한다. 비너스는 위대한 선수이지만 수년 전의 성적이 아니라 현재의 성적을 놓고 본다면 높은 등급 대회가 아닌 다른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 미국 스포츠 칼럼리스트, 밥 디폴드(Bob Diepold) (출처 : Sports Illustr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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