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서 가장 많은 우승(9회)을 경험한 전북 현대가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6라운드까지 소화한 ‘하나은행 K리그1 2024’에서 유일하게 승수를 쌓지 못한 채 12위(3무3패·승점 3)에 머물고 있다.
전북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정규리그 6라운드 홈경기에서 강원FC에 2-3으로 졌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루마니아)이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한 뒤 치른 첫 경기였기에 아픔은 더욱 컸다.
박원재 코치 등 남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의기투합해 강원전을 열심히 준비했으나 감독 사퇴로 인한 반짝 효과조차 누리지 못했고 부실한 내용에 처참한 결과를 반복했다. 전북은 라이벌 울산 HD에 밀려 4강 진출이 좌절된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까지 더하면 공식전 9경기 무승(5무4패)이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중앙수비와 3선을 오가며 그나마 제 몫을 해온 ‘살림꾼’ 박진섭은 “(부진 원인을) 선수들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전북은 첫 스텝부터 꼬였다.
전북은 페트레스쿠 감독이 거주하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동계훈련을 진행했는데 최고의 훈련 환경을 자랑하는 이곳에서 연습경기나 회복 프로그램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ACL 조별리그가 지난해 12월 중순 마무리되고, 2월 중순에 새 시즌이 시작되는 걸 감안한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론 최악의 결정이었다. 스케줄이 타이트하고 혹서기가 긴 K리그 환경을 감안하면 체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했다. 국내 감독들은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해변이라도 뛰며 몸을 만들지만 느긋한 프리시즌을 보낸 전북은 90분을 버틸 선수들이 많지 않았다.
초반 2경기 정도 반짝했을 뿐, 그 후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결과가 좋지 않다보니 심적으로 쫓긴 페트레스쿠 감독은 한정된 인원들로 큰 변화를 주지 않은 채 시즌 초반부를 소화했는데 주축들이 빠르게 지치고 동시에 부상자들이 속출해 상황이 악화됐다.
물론 끊이질 않는 부상 역시 준비되지 않은 체력이 주 원인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국내·외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페트레스쿠 감독의 후임을 찾는 전북은 부상 예방과 체력 관리에 도움을 줄 경험 많은 피지컬 코치도 물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